
해마다 11월의 어느 목요일, 한국은 일부러 한 시간 늦게 움직입니다. 지하철은 이른 아침부터 붐비고 은행은 10시에 문을 열며, 점심이 지난 뒤 35분 동안은 전국 어디에도 비행기가 한 대도 내리지 않습니다.
최종 업데이트: 2026년 9월 28일(KST)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능(2027학년도)은 2026년 11월 19일 목요일 08:40부터 17:45까지 치러집니다. 공휴일은 아닙니다. 관공서와 회사, 은행, 주식시장은 09:00가 아닌 10:00에 하루를 시작하고, 영어 듣기평가 시간에는 모든 항공기 이착륙이 멈추며, 시험장 주변 도로는 차량 진입이 막히고 최대한 조용하게 유지됩니다. 정부는 올해 교통 및 소음 대책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보통 10월 하순에 나오고 최근 3년간 내용이 거의 같았기 때문에, 아래 시간은 따로 표시하지 않은 한 2025년 11월 수능 기준입니다.
시험 하나에 온 나라가 맞춰 움직이는 이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는 551,864명이 지원했습니다. 그중 약 3분의 1인 196,473명이 졸업생을 비롯해 다시 도전하는 수험생으로, 2004학년도 수능 이후 가장 많습니다. 수험생 대부분에게는 이 하루가 어느 대학에 갈 수 있는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온 나라가 이들에게 길을 터 줍니다.
지난해에는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시험이 치러졌고, 경찰과 자원봉사자 10,475명이 교통 관리에 나섰으며, 공항과 철도, 은행, 공사 현장까지 아우르는 합동 대책이 가동됐습니다.
시간대별로 보는 수능 당일
- 06:00~10:00 서울 지하철 출근 시간대 연장 운영, 열차 증편
- 08:10 수험생 시험실 입실 마감
- 08:40 시험 시작
- 10:00 관공서, 은행, 주식시장 업무 시작
- 13:05~13:40 전국 항공기 이착륙 금지
- 13:10~13:35 영어 듣기평가
- 17:45 시험 종료
- 18:00~21:00 귀갓길 버스 증편
아침 출근길
수험생이 08:10 전까지 도로와 열차를 여유 있게 쓸 수 있도록 관공서와 기업에는 출근 시간을 10:00 이후로 늦춰 달라는 요청이 갑니다. 관공서는 이를 따릅니다. 민간 기업은 의무가 아니라 협조 요청 대상이니, 당연히 늦춰지겠거니 하지 말고 회사에 확인하세요.
서울시는 지난해 아침 집중 배차 시간대를 06:00~10:00로 넓히고 지하철을 29회 증편했으며, 버스는 06:00부터 08:10까지 최소 배차 간격으로 운행했습니다. 평소와 같은 시간에 출근한다면 열차는 붐비지만 자주 옵니다. 아직 교통카드가 없다면 서울 교통카드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피해야 할 것은 운전입니다. 모든 시험장 200미터 앞에서부터 차량 진입이 통제되고, 그 구역 안에는 주차가 금지되며, 반경 2km 이내에서는 불법 주정차 단속이 이뤄집니다. 지난해 서울에만 시험장이 228곳이었으니 집 근처에도 한 곳쯤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수험생을 태운 경찰차와 오토바이도 보게 됩니다. 비상 상황은 아닙니다. 지난해 경찰은 수험생에게 234건의 편의를 제공했는데, 순찰차 수송이 134건, 두고 온 수험표를 전달한 것이 16건이었습니다. 서울시도 늦은 수험생을 위해 역 주변에 무료 수송 지원 차량 646대를 배치했습니다.
💡 TIP: 08:00 무렵 순찰차나 뒷자리에 학생을 태운 오토바이가 차량 사이를 헤치고 지나가면, 구급차를 만났을 때처럼 길을 비켜 주세요.
하늘이 조용해지는 35분
영어 영역에는 13:10부터 13:35 무렵까지 학교 스피커로 방송되는 듣기평가가 있습니다. 이 시간을 지키기 위해 지난해에는 13:05부터 13:40까지 국내 모든 공항에서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됐습니다. 이미 떠 있던 비행기는 통제가 풀릴 때까지 3km 이상 상공에서 선회했습니다. 예외는 비상 항공편뿐이었고, 헬리콥터와 군용기, 드론도 통제 대상이었습니다.
지난해에는 항공편 140편의 시간이 조정됐습니다. 그 전해에는 156편이었습니다.
11월 19일에 비행기를 탄다면 전날 출발 시간을 다시 확인하세요. 12:30에서 14:30 사이에 잡힌 항공편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항공사는 변경된 시간을 승객에게 미리 알려 줍니다. 도착한 뒤 시내로 들어가는 교통편은 평소와 같고, 이동 방법은 인천공항에서 서울 가는 법 가이드에 나와 있습니다.

지상도 조용해집니다. 시험장 주변을 지나는 버스와 열차는 속도를 줄이고 경적을 자제하며, 코레일 기관사들은 듣기평가 시간에 경적을 울리지 말라는 지침을 받고, 시험장 인근 공사 현장은 작업을 멈추며, 군은 포 사격 훈련과 전차 이동을 중단합니다.
은행, 증시, 관공서
- 은행은 지난해 09:00~16:00 대신 10:00~17:00에 영업했습니다. 공항이나 시장 안에 있는 지점은 영업시간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앱과 ATM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 주식시장(코스피, 코스닥, 코넥스)은 10:00~16:30에 거래가 이뤄져 개장과 마감이 모두 한 시간씩 늦춰졌습니다.
- 외환시장은 10:00에 열리고 평소와 같은 시간에 마감했습니다.
- 관공서는 서울의 경우 10:00에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오전에 은행이나 구청, 출입국사무소 방문 일정이 있다면 시간을 미리 확인하세요. 한국에서 은행 거래가 처음이라면 한국 은행 계좌 개설 가이드부터 읽어 보세요.
시험장 근처에 산다면
시험장은 평범한 중학교와 고등학교입니다. 시도교육청마다 10월 하순에 시험장 목록을 공개하니, 우리 동네 학교가 시험장인지는 그 목록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이웃 주민이 알아 둘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시험 전날에는 수험생이 예비소집으로 시험장을 찾습니다. 날짜는 11월 18일 수요일로 예상됩니다. 오후에는 교문 앞이 조금 붐빕니다.
- 시험 당일에는 08:40부터 17:45까지, 그중에서도 13:10부터 13:35까지는 소음을 줄여 주세요. 드릴 작업, 가구 조립, 베란다에 내놓은 스피커는 잠시 미뤄 두세요.
- 주차는 하지 마세요. 학교 근처에는 잠깐 세우는 것도 안 됩니다.
- 배달과 택시는 아침에 200미터 통제 구역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니 구역 밖에서 만나세요.
자녀가 한국 학교에 다니는 가정은 학사 일정을 확인하세요. 시험장으로 쓰이는 학교는 보통 그날 다른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고, 많은 고등학교가 1, 2학년을 하루 쉬게 합니다. 학교마다 따로 정하며, 가정통신문으로 미리 안내됩니다.
선물, 금기, 그리고 추위
동료의 자녀나 친구가 수능을 본다면 작은 선물을 건네 보세요. 대표적인 것은 끈적하게 달라붙는 음식인데, "붙다"라는 동사에 "합격하다"라는 뜻도 있기 때문입니다.
- 엿과 찹쌀떡은 원하는 대학에 철썩 붙으라는 뜻입니다.
- 포크는 정답을 잘 찍으라는 뜻입니다.
- 휴지는 두루마리를 풀듯 문제도 술술 풀라는 뜻입니다.
요즘은 초콜릿이나 모바일 커피 쿠폰도 똑같이 흔한 선물입니다.
피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시험 당일이나 그 전에는 미역국을 권하지 마세요. 미끌미끌한 미역이 시험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수험생 앞에서는 "떨어지다", "미끄러지다" 같은 말도 삼가세요.

서울 조계사는 지난해 08:40부터 17:45까지 수능 시간표에 꼭 맞춘 기도회를 열었고, 대구 인근 갓바위에는 올해 9월에 벌써 기도하는 학부모들이 찾아왔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수능 한파 이야기도 자주 합니다. 기록을 보면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1993년부터 2020년까지 수능 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11월 평균보다 낮았던 날은 15번이었고, 영하로 내려간 날은 수능 날의 약 30%뿐이었습니다.
수능이 끝난 저녁
17:45가 되면 긴장이 한꺼번에 풀립니다. 홍대, 강남, 노원은 18세 수험생들로 가득 차고, 지난해 서울 경찰은 이 일대를 22:00까지 순찰했습니다. 몇 주 동안은 술집의 신분증 검사가 더 깐깐해집니다.
수험표는 할인권으로도 변신합니다. 지난해에는 수험표를 보여 주면 에버랜드가 약 20,000원(약 14.70달러), 롯데월드가 26,000원(약 19달러), 롯데시네마 관람권이 7,000원(약 5.15달러)이었습니다. 할인은 수험생만 받을 수 있지만, 그 주말 테마파크와 영화관에 줄이 길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대학별 논술고사는 이어지는 두 주말에 치러지며, 11월 21~22일과 28~29일로 예상됩니다. 서울 대학가 주변 도로가 혼잡해지고, KTX 좌석과 캠퍼스 인근 숙소는 금방 동납니다. 성적은 12월 11일 금요일에 발표됩니다.
19일 아침에는 사람들이 수험생에게 수능 대박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릴 겁니다. 나머지 사람들에게 이날이 바라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차는 집에 두고, 항공편을 확인하고, 점심 뒤 25분 동안 동네를 조용히 해 주면 됩니다. 온 나라가 한마음이 되는 날은 일 년에 며칠 없는데, 이날이 그중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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