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공과금 정산은 외국인 세입자를 처음 받는 호스트가 가장 늦게 정하고, 가장 먼저 질문을 받는 항목입니다. 계약 기간과 월세는 꼼꼼히 맞췄는데 첫 가스 고지서가 나온 뒤에야 'Who pays this?'라는 메시지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의 관리비나 도시가스 고지서는 외국인에게 낯설어서, 기준을 미리 정해 영어로 보여 주지 않으면 금액이 크지 않아도 오해가 생깁니다.
이 글에서는 전기, 가스, 수도, 관리비를 어떻게 구분해 설명할지, 계약 기간에 맞는 분담 방식은 무엇인지, 여러 명이 사는 집은 어떻게 나누는지를 차례로 정리합니다. 마지막에는 입주 전에 그대로 보낼 수 있는 영문 안내문을 넣었습니다.

전기·가스·수도·관리비, 게스트 눈높이로 먼저 나누기
호스트에게 익숙한 관리비가 외국인에게는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항목입니다. 해외에서는 utilities가 전기, 가스, 수도를 뜻하는 경우가 많고, 건물 공용 비용을 따로 내는 구조는 나라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항목 이름만 영어로 바꾸기보다 무엇에 쓰이는 돈인지 한 줄씩 덧붙여 주는 편이 질문을 줄입니다.
전기(Electricity) — 에어컨, 전기히터, 건조기 사용에 따라 계절별 차이가 큽니다. 주택용 전기는 사용량이 많을수록 단가가 높아지는 구조라는 점도 함께 알려 두세요.
가스(Gas) — 온수와 난방 대부분이 도시가스 보일러로 돌아갑니다. 겨울 고지서가 오르는 이유를 미리 설명해 두면 첫 고지서에서 놀라는 일이 줄어듭니다.
수도(Water) — 변동은 비교적 작지만 건물에 따라 관리비에 합쳐 나오기도 하고 따로 나오기도 합니다.
관리비(Maintenance fee) — 공용 전기, 청소, 승강기 같은 건물 공용 비용입니다. 아파트는 세대 전기와 수도 요금이 관리비 고지서에 함께 청구되기도 하니 실제 고지서 항목을 먼저 확인하세요.
인터넷 — 공과금은 아니지만 게스트는 같은 묶음으로 생각합니다. 포함 여부를 같이 적어 두세요.
호스트가 먼저 할 일은 최근 고지서를 꺼내 항목별로 어디서, 언제 청구되는지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 정리가 있어야 다음 단계의 분담 방식을 정할 수 있습니다.

분담 방식 세 가지, 계약 기간에 맞춰 고르기
공과금을 나누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어느 방식이 정답이라기보다 계약 기간과 숙소 구조에 맞는 방식을 고르고, 계약 중에는 그 기준을 바꾸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포함형(Included) — 월세에 공과금을 모두 넣는 방식입니다. 몇 달 머무는 단기 게스트가 이해하기 쉽고 정산할 일이 없지만, 사용량이 크게 늘면 호스트가 부담을 안습니다.
정액형(Flat fee) — 매달 정해진 금액을 공과금 명목으로 받는 방식입니다. 지난 1년 고지서를 참고하고 계절 차이를 감안해 정하세요.
실비 정산형(Actual cost) — 고지서 금액을 그대로 나눠 청구하는 방식입니다. 장기 세입자에게 공정하지만 매달 고지서 공유와 계산이 필요합니다.
가상 예시로, 12월부터 2월까지 머무는 교환학생에게 포함형을 적용한 경우를 보겠습니다. 호스트는 공과금을 월세에 포함하되 가스는 월 일정 금액까지만 포함하고 초과분은 고지서 기준으로 정산한다는 조건을 붙였습니다. 게스트는 대부분의 달을 추가 비용 없이 지냈고, 한파가 심했던 한 달만 고지서 사진과 함께 초과분을 안내받아 이의 없이 처리됐습니다.
이렇게 상한을 둔 포함형은 단기 게스트에게는 단순함을, 호스트에게는 겨울 부담 완화를 줍니다. 어느 방식을 택하든 숙소 소개와 계약 조건에 같은 문장으로 적어 두세요.

여러 명이 사는 집, 나누는 기준을 숫자로 정하기
쉐어하우스나 방이 여러 개인 숙소는 방마다 계량기가 따로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때 다툼은 금액보다 왜 저 사람과 같은 금액을 내야 하느냐는 형평성에서 시작됩니다. 사람 수로 나눌지, 머문 날짜로 나눌지 미리 정해 두면 설명이 훨씬 쉬워집니다.
인원 균등 — 고지서 금액을 그달 거주 인원으로 똑같이 나눕니다. 모두 한 달을 채워 살 때 가장 간단합니다.
거주일 비례 — 중간에 입주하거나 퇴실한 사람이 있을 때 1인 1일 단위로 계산합니다.
방별 추가 + 공용 균등 — 개인 에어컨이 있는 방은 정해진 금액을 더 받고 나머지는 균등하게 나눕니다.
가상 예시: 중간 입주자가 있는 3인 쉐어하우스
30일인 달의 전기 고지서가 9만 원이고, A와 B는 한 달 내내, C는 16일에 입주해 15일을 지냈다고 가정합니다. 거주일을 모두 더하면 75일이고, 9만 원을 75로 나누면 1인 1일 1,200원입니다. 따라서 A와 B는 각각 36,000원, C는 18,000원을 내게 됩니다.
인원 균등으로 3만 원씩 나눴다면 C가 이의를 제기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계산식을 안내문에 한 줄 넣어 두면 게스트가 직접 검산할 수 있어 신뢰가 생깁니다.

정산 시점과 증빙, 입주 날부터 남겨 두기
실비 정산에서 흔한 다툼은 그 기간에 나는 살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고지서의 사용 기간은 검침일 기준이라 입주일, 퇴실일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주와 퇴실 당일 계량기 사진을 남겨 두면 계산 근거가 분명해집니다.
청구 순서도 정해 두세요. 고지서가 나오면 사진과 계산 내역을 한 번에 보내고, 대화와 금액 기록은 플랫폼 메시지 안에 남기는 편이 좋습니다. 결제도 개인 계좌 송금을 기본으로 안내하기보다 예약 때 합의한 조건과 플랫폼 이용 흐름에 맞춰 처리하세요.
계약 전: 분담 방식과 계산 기준을 숙소 정보에 적어 두기
입주 당일: 전기, 가스, 수도 계량기 숫자를 사진으로 찍어 게스트와 공유하기
고지서 수령 시: 고지서 사진, 사용 기간, 계산식을 한 메시지로 보내기
겨울 시작 전: 난방을 쓰면 가스 요금이 오른다는 안내 미리 보내기
퇴실 2주 전: 마지막 달 정산 방법 다시 안내하기
퇴실 당일: 계량기 사진을 다시 찍고 거주일 계산 확인하기
특히 놓치기 쉬운 것이 마지막 달입니다. 마지막 고지서는 게스트가 출국한 뒤에 나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퇴실 당일 계량기 숫자로 마지막 달을 어떻게 정산할지 계약 전에 정해 두세요. 이 기준이 없으면 출국한 게스트에게 금액을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공과금 분쟁은 금액보다 기준이 보이지 않을 때 생깁니다. 계산식을 먼저 보여 주세요.

바로 보내는 영문 공과금 안내문
아래 문구는 입주 전 메시지나 숙소 안내문에 그대로 붙여 쓸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괄호 안의 금액과 날짜만 숙소 상황에 맞게 바꾸세요. 한국어 뜻을 함께 달아 두었으니 내용을 확인한 뒤 보내세요.
상한 포함형 — Electricity, gas, water and the building maintenance fee are included in your rent. Gas is included up to [amount] KRW per month. If a winter bill goes over this, I will send you the bill photo and the extra amount. (한국어: 전기, 가스, 수도, 관리비는 월세에 포함됩니다. 가스는 월 [금액]원까지 포함되며, 이를 넘으면 고지서 사진과 초과 금액을 보내 드립니다.)
실비 정산형 — Utilities are not included in the rent. Each month, I will share the bill photo and how your share is calculated, based on the days you stayed. (한국어: 공과금은 월세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매달 고지서 사진과 머문 날짜 기준의 계산 방식을 공유드립니다.)
월별 정산 메시지 — This month's electricity bill is [amount] KRW for [period]. The total stay-days were [number], so the daily rate is [amount] KRW. Your share for [days] days is [amount] KRW. (한국어: 이번 달 전기 요금과 거주일 기준 분담액 안내)

이번 주에는 최근 고지서를 꺼내 항목별 청구 방식을 확인하고, 내 숙소에 맞는 분담 방식 한 가지를 정해 두세요. 정한 기준은 위 영문 문구와 함께 숙소 정보에 적어 두면 첫 문의부터 같은 설명을 반복하지 않아도 됩니다.


